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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커리어 고민

외국계 회사 지원 Resume / CV - 양식과 작성팁

by php 202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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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영문 레쥬메를 만들었던 건 대학교 3학년 때였다.

 

3학년이 되니 이제 슬슬 대외활동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인턴십을 찾아 나설 시기였다.

항상 외국계 IT 기업에 다니고 싶은 막연한 생각에 무작정 외국계 인턴십을 찾아나섰다.

 

이 모든 프로세스의 첫 스탭은 당연히 영문 이력서 준비였다!

 

영문 레쥬메 -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몰라 무조건 구글로 직행했다.

 

 

'잘 정돈된 레쥬메 양식이 있겠지' 하면서 구글링한 결과들이 아래와 같다.

 

"레쥬메 양식" 구글 검색 결과
레쥬메 잘못된 예 1
레쥬메 잘못된 예 2

 

지금보면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양식이지만, 당시 이 양식대로 만든 엉망진창의 레쥬메를

자랑스럽게 PDF로 저장해두고는 인터넷에 있는 외국계 인턴십 공고들에 모조리 보냈던 기억이 난다. 

 

슬프지만 당연하게도 지원 후 연락이 온 적은 하나도 없었다! ㅎ

 

물론, 내 레쥬메만 탓하기는 힘들다.

 

당시 대학교 3학년으로서 가진 스펙이란 초라하기 그지없었고,

특히 문과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외국계 포지션이 수적으로 많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포스팅의 whole point는 지금 사회의 치열한 금턴십 인턴십 구직을 애도하는 것이 아니다...!

 

외국계 잡 구직 단계의 첫 번째는 뭐니 뭐니 해도 영문 레쥬메/CV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레쥬메 양식 구하기

'제대로 된' 레쥬메 양식이 무엇인가?

 

매우 주관적인 답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외국계 인터뷰만 10번 넘게 본 한 때 취린이로서,

문과로 (혹은 이과라도) 외국계 회사에 지원하는 대부분의 취린이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수 있을 만큼은 자신이 있다.

 

레쥬메 양식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지만 먼저 지양할 부분을 나열하고 싶다.

 

레쥬메 작성 시 피해야 할 점들:

 

1. 컬러는 되도록 지양한다.

 

이 광활한 인터넷에 '이력서 양식' 키워드를 검색하면 정말 개성있는 양식이 많이 보인다.

예를 들어 Google Docs에서 제공하는 template gallery 레쥬메 양식들은 각각 테마 컬러가 있다. (주황, 초록 등)

 

구글 닥스 제공 레쥬메 양식들

 

나도 처음에 영문 이력서를 준비하며 생각했다.

 

"에이 설마 구글에서 양식이라고 준 건데 좋은 거겠지?"

 

하지만 처참한 지원 결과와 선배들의 피드백을 받은 뒤늦게서야

형형색색 레쥬메가 얼마나 unprofessional 해 보일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본인이 디자이너나 컬러와 깊은 연관이 된 잡을 구하는 게 아닌 이상 컬러는 최소화 하는 게 좋다.

 

2. 그래픽은 최소화 하자.

 

앞서 말한 컬러 사용과 비슷한 맥락이다.

 

대부분 외국계 회사에서는 본인의 얼굴 사진이 있는 이력서는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황할 듯 하다.

 

"얼굴을...? 왜...?"

 

거기에 더해, 개인적으로 그래프나 스톡 이미지는 얼굴 사진보다 더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지나친 그래픽 사용의 예시

 

왜 굳이 이미지나 그래픽을 피해야 하냐 물어본다면 (누가 정해준 답은 없지만)

이력서의 근본적인 목적과 핵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력서는 내가 무엇을 해왔고, 어떤 일을 성취했는지에 대한 철저하게 factual 한 설명글이다.

 

사실에 기반해 나의 과거와 현재를 설명하는 글이지, 내 개성과 센스를 드러내기 위한 예술적 에세이가 아닌 것이다. 

 

이력서라는 글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있다면 왜 사진이나 그래픽 자료를 피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레쥬메에서 화려한 그래픽은 나를 글로 설명할 자리만 차지하는 픽셀들일 뿐이다.

 

3. 희한한 폰트는 피하자.

 

희한한 폰트와 안 희한한 폰트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이 곳 사이트에서 레쥬메를 위한 최적의 폰트와 글꼴을 나열하고 있는데,

여기 중에서 원하는 하나만 고르면 fine 이다.

 

내 개취는 Arial or Calibri

 

언급된 폰트들을 벗어난 걸 고르는 순간 '희한한 폰트'를 의심해 봐야 한다.

 

느낌있는 폰트? Nope.

 

4. 내용이 너무 길어서 2장, 3장 넘는 이력서

 

기본적으로 이력서는 콤펙트하고 간결하게 최대한의 정보를 전달하는 게 좋다.

 

문장이 너무 길어서 줄 글처럼 되거나, 취미와 특기까지 적다보니 길어진 이력서는 1장에 들어가게끔 수정이 필요하다.

 

A4 기준 한 장을 넘는 걸 피해야 한다

 

물론, 지원하는 대학원이나 회사마다 따로 명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력서가 1장을 초과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이렇게 회사 측에서 굳이 따로 언급하거나, 문의했을 때 한 장 넘어도 괜찮다고 답변받지 않은 이상

한 장 넘는 이력서는 unprofessional 해보이거나 읽는 사람들을 귀찮게 하는 리스크가 있다.

 

5. 지나친 공백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나도 알고 있다. 

 

대학생 혹은 대학을 갓 졸업한 취린이가 레쥬메에 쓸 거리가 별로 없다는 걸!

하지만 이력서 안에 들어갈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조금 뒤에서 이야기 하면 좋을 거 같다.

 

내가 말하고 싶은 공백은 이력서 양식과 구성에 있어서의 공백에 더욱 가깝다.

 

깔끔해야 하지만 내용이 비어있다는 생각이 들면 안된다!

 

깔끔함과 비어있다는 느낌을 구분하기 애매할 수 있지만, 아래 예시를 비교하면 도움이 된다.

 

Resume A vs. Resume B

Resume A - 공백이 많이 보인다
Resume B - 알차게 차있는 이력서

 

Resume A 와 Resume B를 구분해보면:

  • Resume A
    • 이력서의 좌우 란의 공백이 많은 형식
    • 카테고리 별 구분이 불명확 (Education/Experience/Skills 등)
    • 내용이 왼쪽으로 치우친 느낌 (오른쪽이 비교적 비어보임)
  • Resume B
    • 이력서의 좌우/상하 공백이 적당히 채워짐 (담는 내용은 많아도 간결해 보임)
    • 카테고리 별 구분을 긴 라인으로 구분 (영역이 구분되어 읽을 때 이해도 상승)
    • 각 내용마다 Bullet point 사용해 가독성 높임
    • 날짜나 장소 (20XX-XX-XX, Seoul) 내용은 오른쪽으로 배치해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음

 

Resume B는 실제로 하버드 대학교에서 제공해주는 레쥬메 양식이다. 

물론 대학교에서 준 양식이기 때문에 굳이 따지면 대학원 지원 시에 초점이 맞춰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즈니스 필드에서도 충분히 모범적인 예시가 될 법한 양식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Resume B처럼 공백이 최대한 덜해보이면서도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는 레쥬메가 가장 좋다.

 

Resume A는 내용 자체도 빈약하지만 너무 용지 센터에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다는 느낌이 든다.

넓찍 넓찍하게 확장적으로 용지를 활용하면 너무 빽빽하지 않게 깔끔한 이력서를 만들 수 있다.

 

올바른 이력서 활용 Tip:

- 좌우/상하 공란을 적당히 줄여 용지 공간을 확장적으로 사용하기

- 각 활동의 날짜와 장소는 오른쪽으로 정렬하여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 학력, 경력, 대외 활동 등 카테고리를 구분 명확히 하기

- 내용에 따라 폰트 크기 달리해 효율적 공간 사용하기

- 메인 타이틀이나 카테고리에 볼드 처리로 강조해 가독성 높이기

- 각 활동에 관한 설명 문장은 bullet point로 정리하기

 

레쥬메 내용은 어떻게 채우나?

당연하지만, 양식만큼 중요한 게 레쥬메의 내용이다.

 

1. 내용 순서 정하기

 

가장 먼저 어떤 내용을 레쥬메 상단에 보이게 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아래 3가지 케이스들을 정리해보았다.

 

Case 1)

사회과학 전공으로 미국 대학원에 지원하는 학생

▶ 이 경우는 회사에서 일한 경력보다 내가 공부한 학교와 전공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Work Experience 대신 Education/Publication 내용이 가장 먼저 올라가는 게 좋다.

 

Case 2)

미국 MBA로 비즈니스 스쿨에 지원하는 학생

▶ 이 경우는 공부를 하는 대학원이긴 하지만 MBA이고 비즈니스 스쿨이다.

무엇보다 취업에 포커스가 맞춰진 전공이기 때문에 Work Experience가 Education보다 중요하다.

 

Case 3)

외국계 회사에 지원하는 취준생

▶ 이 경우는 대개 Work Experience가 Education보다 위로 오는 게 권장된다. 

 

하지만! 스펙이나 경력이라 할 게 특별히 없는 취린이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다.

 

본인의 출신 대학이 높은 네임 벨류이고 학점도 훌륭하다면 이력서 맨 처음에 Education이 먼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또한 학교 내의 활동 내역까지 자신이 있다면 괜히 애매한 경력을 처음부터 적기보다

학력과 대학 내 활동을 자신있게 처음부터 보여주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일 수 있다.

 

시간/타임라인 관련해서는?

 

과거 / 현재의 순서 또한 본인 선택으로 정하면 된다.

 

보통은 최신순으로 위에서 아래로 나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본인 생각할 때 이 회사는 현재보다 과거 활동이 더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중요도 순으로 나열해도 큰 이상 없다!

 

 

2. 몇 개의 문장이 적합한가

 

아래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레쥬메 예시 중 한 부분이다.

 

Bullet point는 2-4개 사이가 가장 적당하다

 

한 개의 경력 혹은 학력 (볼드 처리) 따른 상세 내용을 달 때는 Bullet point로 적는 게 최고의 방법이다.

 

다만 불렛 포인트도 지나치게 많으면 자리가 금방 차지되는 경향이 있기에 2개에서 4개가 가장 적합한 개수라 생각된다.

 

3. 문장 작성은 어떤 식으로 하나?

 

가장 중요한 점은, 이력서에는 "I"가 들어가지 않는 게 국룰이다.

 

  • 잘못된 문장 예시: I led a project ...
  • 올바른 문장 예시: Led a project ...

 

주어와 동사가 완전한 문장이 아닌 동사(Verb)로 시작하는 게 이력서 문장의 기본 형태이다.

관련해서 하버드 대학교가 "Action Verbs" 모음집을 만들어 놓은 게 있다.

 

같은 뜻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같은 Do 동사 뜻이라도 정말 다양한 표현 방법이 있다는 걸 볼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더욱 역동적으로 들리는 액션 동사를 골라 작성하면 좋다. 

 

Example) 

*

참고로 Education의 경우 "-을 했다" 늬앙스보다는 "-을 배웠다" 수동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능동적인 Action Verb 보다는 그냥 단어 위주로 적어내는 경우가 많다. (e.g. Major in XXX, GPA: 4.0/4.5)

 

4. 레쥬메 마지막 마무리는?

 

페이지 가장 상단에는 Name / Address / Phone / Email 등 개인 정보를 짧게 적고

중간에 메인 콘텐츠로 Work Experience / Education으로 내용을 꽉 채우면

 

가장 마지막 남은 자리에 무엇을 넣으면 좋을까?

 

이 부분은 다른 파트에 비해 가장 본인 재량이 큰 영역이기도 하다.

대부분은 이 파트를 자격증, 수상 내역, 봉사 활동, 제2 외국어, 관심사 등으로 채우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스킬, 자격, 언어 능력 등을 짧게 언급하는 마지막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대충 Work Experience나 Education에 들어가기 애매한 애들을 다 모아놓은 구간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거 같다.

 

마지막 구간은 자리도 없기 때문에 문장으로 쓸 필요도 거의 없다. (단어 한 두 개로 간단 명료하게!)

만약 문장을 쓰더라도 아주 짧은 문장으로 자리 차지가 없어야 한다.

 

한 가지 Tip:

이력서 제출처의 성격에 따라 마지막 부분을 달리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예를 들어, IT 기업에 지원을 하는데 IT 관련 스킬이나 자격증을 강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NGO나 커뮤니티 활동을 중시하는 곳이라면 봉사 활동을 더 강조할 수 있겠다.

 


내가 이 포스트에서 나눈 레쥬메 팁들은 모든 인더스트리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올바른 / 잘못된 레쥬메 예시를 읽으면서 동의하지 않을 부분이 많을 수도 있다!

 

위 내용은 모두 외국계 잡을 구하는 과정에서 꾸준히 피드백 받고 고쳐 나가며 내가 얻은 교훈들이었고,

실제로 내 구직 결과에 확연한 차이를 직접 겪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한 것들이다 :-)

 

위의 레쥬메는 가장 기본기에 해당되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지원하는 회사/산업에 맞춰 레쥬메를 커스터마이즈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LinkedIn이나 주변 커넥션을 이용해서

비슷한 산업에 종사하는 분을 수소문해 레쥬메 피드백을 받고 수정해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어찌보면 내가 말한 모든 팁을 건너뛰고 무작정 현직 종사자에게 들이대는 게 더 나은 방법일 수도 있다 ㅎ

 

그만큼 이력서는 본인의 목적에 맞게 변화할 잠재력이 많은 문서이고, 

노력하는 만큼 깔끔해지고 알차지는 문서이기도 하다.

 

외국계 회사에 도전하는 많은 취린이 / 이직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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