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사랑하는 나같은 푸디들에게 해외 여행은 새로운 음식을 경험할 황금같은 기회이다.
특히 LA처럼 푸드씬이 활발한 도시에서는 지갑이 얇아져도 가보고 싶은 음식점이 있었다.
그곳은 바로 Bavel
다운타운 LA에 위치한 Bavel (버벨), 부부 셰프가 운영하는 핫한 미들 이스턴 식당이다.
참고로, 이 부부 셰프는 LA에 또다른 핫플 이탈리안 식당인 Bestia를 운영하기도 한다.
물론 중동의 테마로 운영되는 식당이지만, 웹사이트에도 설명이 나와있듯이
한 장르의 음식으로만 정의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 식당의 주장이다.
옛날 성경에도 나오는 '바벨탑' 이야기의 바벨 - 모두가 한 가지 언어로만 말했던 바벨의 이야기가 이 식당이 다양한 배경의 음식을 아우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처음 이 식당을 알게된 건 내가 즐겨보는 넷플릭스의 여행 프로그램에 등장했을 때이다.
그 쇼를 볼 때도 언젠가 저런 곳을 가볼 날이 올까...하며 넘겼었다.
(넷플릭스 너무 많이 봐서 쇼의 이름이 잘 기억이...)
막상 LA를 방문할 날이 다가오니 서둘러 맛집을 예약해야지 싶었고,
마침 검색 추천에 뜨는 식당들 중에 쇼에서 본 기억이 있는 Bavel로 결정했다!
예약
예약은 OpenTable이라는 웹사이트에서 진행할 수 있다.
보통 한 달 전부터 예약 윈도우가 열리는 거 같다.
오픈테이블이 좋은 점은, 가장 유명한 메뉴가 무엇이고 사람들의 리뷰나 사진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구글 맵도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오픈테이블의 리뷰가 좀 더 디테일해서 보기 좋다.
식당 분위기
DTLA에 위치하다보니 식당 밖의 분위기가 내부만큼 상큼하지는 않다.
그러나 식당의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기다리는 사람들과 식사하는 사람들로 붐비면서 활기찬 에너지가 있는 식당이다.
큰 창으로 햇빛이 들어오고, 데코 식물들이 천장에 달려 내려와 너무나도 자연 자연했다.
맑고 청량하고 여름 휴가스러운(?) 식당 내부 분위기이다.
바깥 테이블은 내부보다 훨씬 더 자연의 느낌이 난다.
날씨만 좋다면 아웃사이드 테이블도 꼭 한 번 앉아보고 싶다.
식당이 워낙 인기가 많고 분주한 곳이다 보니 일하는 웨이터들이 많고 하나같이 바쁘다.
그렇지만 분위기가 워낙 활기 찬데다가 천장도 높아서 바쁜 소리와 기운이 전혀 불편하지는 않았다.
메뉴 추천
개인적으로 LA라는 도시의 물가를 고려하면 가성비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
(여전히 한국에 비하면 너무나 살인적인 환율 + 외식 물가이기 때문에 가성비 좋다고는 못하겠다...)
담당 웨이터 왈 성인 2명이라면 Spread (1개) + Appetizer (2개) + Main dish (1개) = 4개 정도 양이면 충분할 거라 했다.
솔직히 배가 많이 고프지는 않았지만 양이 적겠지 생각하고 4개를 시켰지만 마지막은 너무 배가 불러 힘들었다.
Spread 메뉴로 주문한 건 'Farm Cheese'
소소한 메뉴인데 너무나 맛있었던 치즈 + 빵
빵은 갓구워 나오는데, 크러스트가 살짝 그을려져 바삭하다가도 속은 쫀득쫀득한 게 예술이었다.
그런 빵을 정말 찐 농장 치즈에 찍어 먹으니... 안 먹어봐도 비디오다.
치즈 속에 알 수 없는 허브와 스파이스들이 조금씩 들어가있는데 전혀 오버파워링하지 않게 매력있는 치즈 스프레드였다.
그 다음 Appetizer로 주문한 Trout Crudo & Grilled Prawns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하나는 실패했고, 하나는 대성공이었다.
송어 물회(?)는 안타깝게도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다.
신선한 송어를 찹으로 썰어 시큼한 국물에 담아져 나오는, 우리로 치면 물회같은 메뉴이다.
송어 자체는 너무나도 훌륭한 맛인 건 인정!
하지만 이걸 굳이 신 맛 나는 국물에 담군 게 아쉬웠다.
한국인이 이해하기에는 산미가 너무 강했던 음식이다만, 애피타이저에 걸맞게 식욕 돋구기는 성공 ㅎㅎ
반대로 Grilled Prawns, 즉 그릴 새우는 한국인이라면 싫어할 사람이 없을 메뉴였다.
소스에 고추장이 들어간 듯한 맛이었고, 달큰하면서도 한식과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매콤 씁슬함이 잘 어우러졌다.
새우 또한 먹기 좋게 머리와 꼬리 부분 외에는 모두 껍질이 제거된 채로 나온다.
혹시 이 곳을 방문하게 된다면 꼭꼭! 시켜야할 메뉴이다.
실제로 OpenTable에서도 이 식당의 가장 유명한 메뉴로 선정하고 있다.
이제 드디어 메인 디시로...!
웨이터가 처음 추천한 건 오리고기였지만 내가 첫 방문이라 하니 가장 유명한 양고기 요리로 재추천해줬다.
정확한 메뉴의 이름은 "Slow Roasted Lamb Neck Shawarma"
양의 목부위가 큰 피타 빵 위에 얹어나오고, 함께 먹기 위해 민트 젤리와 타히니가 나온다.
양고기 자체는 그냥 먹기에 조금 짠 감이 있었지만 피타 빵이나 타히니에 찍어 먹으면 완벽한 간이다.
양고기 디시도 너무나 훌륭했지만 다른 메인 요리들도 한 번 다 맛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 외...
식당에서 크게 강조하는 포인트 중에 하나는 와인 리스트이다.
실제로 화이트, 레드, 스파클링 등 다양한 와인을 glass/bottle 별로 팔고 있다.
주문 전에 와인 담당자(?)가 와서 원하는 와인 테이스팅을 몇 번 하게 해주고
맛 본 뒤 최종적으로 주문하고 싶은 와인을 한 잔 따라준다.
종류가 많아서 뭔지 모르겠고 추천해주는 걸 마셨는데 마음에 들었다.
디저트는... 창피하지만 배가 불러 스킵하기로 했다.
하지만 Bavel 디저트 또한 본 음식만큼이나 훌륭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식사 때 나온 빵 퀄리티만 봐도 디저트도 매우 하이 퀄리티가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은 해본다.
결론적으로, Bavel은 비싼 돈 주고 먹을 만한 맛집이다!
'비싸다'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다...
워낙 미친 환율에 미국의 대도시 물가에 비하면 양도 푸짐하고 퀄리티도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다시 LA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로컬인 척하고 당당하게 손님을 데리고 가도 될만한...! 그런 식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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